제일약품, 중앙개발연구소 김명화 박사. 데일리팜 파워인터뷰
출처 데일리팜 등록일 2011.07.15
"신약개발 안한다 오해 받을 땐 정말…"
제일약품 김명화 박사 "가시적 성과 2건 확보"
 
 
제일약품 김명화 박사(57)는 억울해 속상한 사람이다. 상무이사, 중앙개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직함을 갖고 있는 그는 신약 연구개발 책임자라서 "더 속 상하다"고 말한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소재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그는 오렌지 쥬스 한잔과 종류가 다른 과자 5개를 내놓고 곧장 말을 이어갔다.

"우리 회사가 연구는 게을리하면서 완제의약품만 판매하는 곳으로 왜곡돼 비쳐져 있거든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신약연구 개발 책임자로서 회사에 미안하고, 열심히 하는 연구원들의 노력과 성과를 몰라주는 것 같아 억울한 심경입니다."

그러면서 한가지 씁쓸한 사례도 소개했다. "우리가 낸 과제를 심사하던 한 심사위원이 제일약품도 신약연구를 하느냐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금도 회사가 정부 지원 과제를 많이 하고 있는데 말이죠. 다만, 외부에 연구와 관련해 단계별로 세세한 보도자료를 많이 내지 않다보니 외부에 부정적으로 인식이 된듯 하네요. "

다국적 제약회사와 코마케팅 품목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율이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제일약품에 대한 제약업계의 일반적인 시각.

그런데도 김 박사는 "억울하다"고 말한다.

"항암제와 뇌졸중 두 건의 신약 연구가 가시적 성과를 보여 해외 라이센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앙개발연구소는 10년간 신약개발을 진행해 왔고 신약 파이프 라인도 확충해 가고 있어요. 물론 개량신약, 제제연구도 활성화돼 있습니다."

''신약을 개발해 보자''는 한승수 회장의 제안을 받고 2002년 5월 제일약품에 입사한 김 박사는 덕성약대를 졸업한 후, 약국을 경영했다. 1977년부터 이듬해까지 딱 2년간 약국을 했다.

 ▲ 김명화 제일약품 중앙개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열심히 연구하고 결과도 괜찮은데 연구 안하는 회사로 비쳐질 때 신약 연구책임자로서 민망하고 속상하다"고 말한다.
"약국을 하면서 순간 순간 아니다 싶었어요. 적성에 안맞았던 거죠. 막연하지만 새로운 일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이 때만해도 항암제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 내손으로 암치료제를 만들겠다는 그야말로 꿈을 꾸면서 유학을 결심했었죠."

그는 이듬해 독일로 건너가 마인즈대 약학과에 10년간 머물며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서 공부하면서 약을 개발한다는 것이 가깝에 느껴지더군요."

공부를 마친 후 한국과학기술원과 약학대학 강단에 서며 3년정도 세월을 보낸 그는 1994년 일본 쥬가이 제약사 고템바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항암제, 염증치료제 개발을 했다. 7년 가까이 이곳에서 내공을 닦은 후 귀국해 씨트리 중앙연구소에서 2년정도 일하다 제일약품과 인연을 맺었다.

"일본에서 사실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가봤어요. 보고나니 한국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데요. 제 경험을 한국서 실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그는 제일약품에 온 후 우선 연구원을 뽑고 스크리닝팀, 독성팀, 합성팀을 구성하면서 철저히 오픈 이노베이션 체제를 구축했다. 합성과 화합물 디자인에 강점을 갖춘 신약연구실로 재편을 한 것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예전에는 리드물질 도출부터 약리, 효능, 독성까지 다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우리가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공동파트너를 만나고 외부 리소스(자원)를 잘 활용한 결과입니다."

신약 연구개발에 홀려 결혼도 못했다는 그는 "내손으로 신약을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라고 말한다. 연구원들이 자식처럼 보이고, 집과 연구실을 오가면서도 행복한 것은 지금껏 해온 연구들이 좋은 결과를 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는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처럼 것처럼 보였다.

"우리 연구소였으면 최고겠죠. 하지만 누구라도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멋진 한방을 터트려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분위기도 무르익었다고 확신하거든요. 일단 누군가 터트리고 나면 연구자들에게 엄청난 동기 유발이 될 겁니다. 지금도 우호적인 연구개발 지원 정책이 더 적극적으로 변모되겠지요. 그렇게되면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르네상스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는 여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덕성약대 동문들의 약국을 찾는다. "동문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같이 밥먹고 나면 또 기운이 생깁니다. 가끔씩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면서 연구로부터 한발 물러서 연구를 생각해요."

-항암제 이야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전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해 과기부 21세기 프론티어 유전체 사업단 과제로 선정됐어요. JAC-106으로 명명한 이 물질은 현재 유럽에서 전임상을 완료하고 미국 FDA에 임상 1상 IND를 신청중입니다. 임상 파트너도 물색중이며 동시에 해외 라이센싱도 추진하고 있어요. 미국회사 몇 곳과 협상중입니다."

 ▲ 김명화 박사는 "연구원들이 자식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까. 그는 어머니 같은 리더십으로 미래 비전을 부드럽게 공유하면서 은근과 끈기로 격려한다.

-뇌졸중 치료제는 어디까지 진행중인가요.

"JPI-289로 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죠. 개발 목표는 혁신신약(first in class)인데 유럽에서 전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내년 1분기 미국 FDA에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에요. 미국서 1상 시험을 마친후 다국적 기업에 라이센싱할 계획입니다."

-혁신신약이 목표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신데요.

"급성 뇌졸중치료제를 목표한 PAPP-1 저해제인데요, 세계적으로 개발하는 곳이 얼마 안됩니다. 현재 치료제는 tPA 하나밖에 없는데 뇌졸중으로 쇼크를 받고 3시간 안에 투여해야 회생 가능한 단점이 있어요."

-천연물을 이용한 당뇨병성 신증치료제 JHE-mix001은 유럽에서 전임상과 임상 1상시험을 3년안에 마치고 글로벌 천연물 신약으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어요."

-신약개발연구실 가동 10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뒀는데요.

"한마디로 오픈 이노베이션입니다. 우리의 피나는 노력과 아이디어를 갖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겁니다. 항암제의 경우도 물질은 우리 연구실이 디자인했지만, 스크리닝과 독성연구는 외부 전문기관과 전문가가 담당했어요. 다국적기업들도 요즘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의 지원은 어떤가.

"회장님도 신약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넓혀 투자하시겠다는 확신을 심어 주시면서 격려합니다. 후보 최적화가 진행된 분자타깃 항암제도 해외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치매치료제도 2013년 전임상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진행시키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2011. 7. 6  데일리팜 조광연보도본부국장 ''파워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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